‘한국 최초’ NBA캠프에 지도자로 참가한 김현중 코치, “많이 배우고왔다”


[점프볼=손대범 기자] “체계적으로 잘 되어 있었다. 많이 깨달았고, 전환점이 되었다.” 한국 최초로 ‘국경 없는 농구(basketball without borders, 이하 BWB)’ 캠프에 참가한 김현중 퀀텀 스킬스 랩 (skills lab) 트레이너의 말이다.

BWB는 2001년부터 NBA가 세계 각 국에서 개최 중인 유망주 발굴 및 육성 캠프로 유럽 뿐 아니라 아시아와 아프리카로도 영역을 확대, 개최하고 있다. 다닐로 갈리나리(이탈리아), 니콜라스 바툼(프랑스), 요나스 발렌슈나스(리투아니아) 등이 10대 시절 이 캠프에 참가해 영감을 얻었고, 최근에는 조엘 엠비드와 파스칼 시아캄(이상 카메룬), 루이 하치무라(일본) 등도 참가했다.

한국에서는 그동안 최준용, 강상재, 천기범을 비롯해 최근에는 양재민, 이현중, 박지현 등도 초대를 받아왔다. 

올해 BWB 아시아 캠프는 8월 14일부터 17일까지 일본에서 진행됐다. 개최지만 일본이었을뿐, 사실상의 주관은 국제농구연맹(FIBA)과 NBA가 기획하고 진행했으며 아시아/오세아니아 18개국 64명의 유망주가 모였다. 


한국에서는 부산중앙고 조석호(183cm, G), 안양고 김도은(185cm, G), 대전고 이규태(196cm, C)등도 함께 참가했고, 이 중 여준석과 이규태가 마지막 날 올스타에 뽑혔으며, 여준석은 MVP로도 선정됐다. 여자부에서는 숙명여고 문지영(186cm, C)과 대전여상 정세현(176cm, C)이 참가했고 문지영이 캠프 올스타에 이름을 올렸다.

코칭스태프로는 브라이언 게이츠(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웨스 언셀드 주니어(덴버 너게츠), 안토니오 랭(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팻 딜라니(올랜도 매직) 코치, 제프 다나카(시카고 불스) 체력 코치를 비롯해 케본 루니(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로빈 로페즈(밀워키 벅스), 타부세 유타 등이 합류했다.

이 가운데 김현중 역시 정식 코치로 부름을 받아 선수들을 지도했다.

한국 유망주가 아시아 캠프나 글로벌 캠프에 초청을 받은 적은 많았지만, 코치가 BWB 캠프 코치진으로 합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현중 코치는 “NBA 관계자가 퀀텀까지 오셔서 봤다”며 자신이 초대를 받은 배경을 설명했다. 김현중 코치에게 캠프는 낯설지 않다. KBL 농구캠프에도 초대를 받아 유망주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한 바 있다. 그렇다면 NBA 코치들이 진행한 BWB 캠프와는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그는 “클래스가 다르다는 걸 느꼈다. 훈련 컨텐츠가 체계적이고 디테일하게 잘 되어 있었다. 사실, 캠프에 가면서 내가 새로운 걸 더 배우는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많은 걸 깨달았다. 다른 점도 많았고, 그간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도 알게 됐다. 전환점이 된 것 같았다”라고 돌아봤다.

그가 구체적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경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디테일하게 알려주고, 코트별로 돌아가며 각기 다른 드릴을 배웠다. 시간도 정확히 엄수했다. 운영면에서 배울 점이 있었다.”
 
NBA 캠프의 특이한 점 중 하나는 바로 팀을 나눠서 진행한다는 것이다. 캠프에 참가하는 코치들이 직접 참가선수들을 드래프트 형식으로 뽑아 팀을 나눈다. 팀명은 미네소타, 덴버, 클리블랜드 등 코칭스태프의 현재 소속팀으로 짓는다. 이들은 코트를 순환하며 코치들로부터 지도를 받고, 마지막에는 연습경기로 마무리하는 일정을 가져갔다.


그렇다면 김현중 코치의 역할은 무엇이었을까. 

“코치 역할을 주셨다. 사실 저의 경우는 팀의 코치라기보다는 개인 코치를 해왔기 때문에, 프로나 고등학교 팀의 코치가 된 느낌도 들어 좋은 경험이 됐다. 제게 기용할 선수를 결정하고, 주전을 정할 권한도 주셨고, 작전도 선택할 수 있었다.” 

BWB는 NBA와 FIBA등에서 활동하는 월드 클래스 코치들과 일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 출국 전에도 그는 기자에게 “여러가지 공부해서 가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표명일 코치님이나 (양)동근이에게 물어봐서 패턴을 몇 가지 준비해서 가져갔다. 가서도 예습을 했다. 처음에는 엄청나게 떨렸는데 좋은 경험이었다.”


현장에서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소속의 안토니오 랭 코치와 함께 일했다는 김현중 코치는 “감독, 코치라는 직업이 쉽지 않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1분 남은 상황에서 작전을 설명해야 했는데, 당황했던 기억도 있다. 경기 중 수많은 상황이 있을 텐데 순발력 있게 이 작전, 저 작전 쓰려면 보통 실력으로는 안 되겠다고 느꼈다”며 “현장에 가서는 다른 나라 선수들 이름도  다 외우고, 새벽에는 스타팅으로 누가 나오면 누가 나가고, 그런 부분까지 열심히 준비했다. 그래서인지 노력한 만큼 기회를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캠프에서 여준석은 초반부터 좋은 활약을 펼치며 MVP에 선정되었으며, 그 외 한국 유망주들도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김현중 코치는 아쉬운 점도 분명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평가가 굉장히 좋았다. 정말 안정적이고 수비도 열심히 한다. 실책도 없다. 그래서 감독들이 좋아한다. 하지만 과감함이 부족하다. 그게 문제점 같다 코트 밸런스도 잘 맞춰서 감독님들이 기용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화려함이나 적극성이 없다.”

김현중 코치가 말을 이어갔다. “이런 캠프는 성적과 관계가 없기에 즐기면서 하면 좋겠는데, 인상을 쓰고 있다. 테이핑을 하더라도 맨 뒤에 가 있다. 그러다보니 제일 늦게 몸을 풀곤 한다. 다른 나라 애들은 서로 섞여서 음악도 듣고 장난도 치는데 우리 선수들은 쭈뼛거리는 광경을 자주 봤다. 안정적인 것도 좋지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는 좀 더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해보면서, 보다 즐기고 자신들을 더 표출하면 어땠을까 싶다.” 

그러면서도 여준석에 대해서는 다른 관계자들과 마찬가지로 좋은 점수를 주었다. “나라도 주었을 것 같다. 눈에 많이 띄었다. 안정적이었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반면 다른 아시아 가드들에 대해서는 ‘세련되었다’라는 평가를 했다. “필리핀을 비롯한 여러 유망주들은 우리(코칭스태프)가 가르치는 기술들을 잘 사용하면서 재밌게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스타일을 자주 보지 못했다.”

한편 한 차원 높은 레벨의 캠프를 치르고 온 만큼, 그는 자신에게 이러한 캠프에 참여할 기회가 온다면 BWB에서 배운 것들을 잘 접목시키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커리큘럼은 물론이고 접목시키고 싶은 게 많았다.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 것들을 잘 준비해서 프로답게 잘 운영하고 싶다. BWB 캠프에 참가한 선수들 모두 자유롭게 즐기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운동할 때는 정말 진지하게 임했다. 캠프 주최측도 3점슛 컨테스트나 올스타전 등 흥미를 줄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준비했다. 우리도 그런 중간점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사진=BWB, 김현중 코치 제공

  2019-08-23   손대범(subradio@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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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점프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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