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장 맡은 허재 감독 “재능? 노력이 있어야 빛을 발하지”


[점프볼=속초/맹봉주 기자] ‘농구대통령’, 허재 한국농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속초에 나타났다.

허재 감독은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강원도 속초시 청소년수련관에서 4박 5일 일정으로 진행된 '2017 KBL 유스 엘리트 캠프'에서 캠프장을 맡으며 유소년들을 가르치고 있다. 

중고연맹에서 우수선수로 추천한 중등부 40명, 고등부 40명은 각각 2박 3일 동안 허재 감독의 지휘 하에 기량 증진을 위한 스킬 트레이닝을 받았다. 허재 감독의 도우미로 김상식, 김대의, 오성식, 백인선 코치와 김현중 스킬 트레이너가 함께했다.  

속초에서 만난 허재 감독은 “아들보다 어린 애들과 같이 하니까 나까지 젊어지는 거 같아. 재밌고 좋은데?”라며 이번 캠프를 임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중, 고등학생 선수들을 바라보며 “확실히 신장이 좋아졌어. 요즘 애들은 뭘 먹어서 이렇게 큰 거야?”라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짓기도 했다.




고교생 대표팀 발탁? 아직은 시기상조! 

이번 캠프에는 전국에 내로라하는 유망주들이 모였다. 2016년 FIBA 17세이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8강을 이끈 군산고 2학년 이정현과 신민석을 비롯해 하윤기, 이현중(이상 삼일상고), 벌드수흐(마산고), 김형준(전주고), 김동준(안양고) 등이 캠프 초반부터 코칭스태프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중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허재 감독의 눈에 든 선수는 없을까? 과감히 고교 유망주를 대표팀에 뽑을 생각은 없는지 허재 감독에게 물었다. 허재 감독은 “힘들지. 우리가 (국제대회에서)우승한다는 보장이 없잖아. 과감히 뽑다가 과감하게 죽는거지(웃음)”라며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고교생 신분으로 프로에 직행한 송교창의 활약으로 최근 어린 선수들의 기대치가 올라갔지만 고등학교와 대학교, 그리고 프로는 엄연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초등학교 때 잘한 애가 중학교가서 못할 수 있어. 초등학교와 중학교 사이가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정말 달라. 중학교와 고등학교, 고등학교와 대학교도 마찬가지야. 프로의 세계는 또 다르지. 고등학교 때 잘했다고 무조건 프로 가서 성공한다는 건 아니야."

스킬 트레이닝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소신 있게 밝혔다. “볼 컨트롤과 센스가 좋아질 것 같아. 스킬 트레이닝 때 배운 걸 다양한 상황에 접목할 게 많아. 확실히 좋은 운동이야”라며 스킬 트레이닝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스킬 트레이닝을 하면 드리블이 길어져 쓸데없이 볼을 끈다’는 일부 중, 고교 지도자들의 의견에 대해선 “볼을 끌다 안 뺏기면 되잖아? 뺏기면 문제가 되겠지만 말이야. 어떤 상황에서 볼을 끄느냐를 봐야지. 패스 줄 데가 없으면 어떻게 해? 볼을 끌어야지”라고 말했다. 




농구는 결국 인내의 운동 

요즘 중, 고교 지도자들은 선수들의 기량발전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팀 훈련을 마치고 야간에 나와 개인훈련에 매진하는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다고도 한다. 허재 감독은 “(농구는)하루, 이틀 해서 될 일이 아니야. 똑같은 훈련을 매일 해야 돼. 슈터가 슛 넣는다고 그 다음부터 연습 안 하는 거 아니잖아. 은퇴할 때까지 공을 던져야 되는 거야. 그러니까 인내심이 필요한 거지”라며 꾸준한 노력을 강조했다. 허재 감독의 선수시절 훈련량을 묻는 질문엔 “나? 많이 했지. 아마 그 당시 용산중-용산고가 훈련을 제일 많이 했을 거야. 남산을 365일 뛰었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남산은 내꺼다'하고 뛰었지. 그때는 어떻게 그렇게 했나 싶어”라고 답했다.

선수 시절 가장 자신 있었던 본인만의 기술은 무엇이었느냐는 물음에도 허재 감독만의 자신감이 묻어났다. “자신 없는 게 없었어(웃음). 농담이야 농담”이라며 웃어보이다가 이내 목소리를 고쳐 “자신이 없어도 자신감 있게 하는 게 스포츠 아냐? 자신 없다고 두려워하면 무얼 하겠어? 그리고 내가 못한다고 판단하면 자신이 생길 때까지 연습하는 거야. 수학 공식을 풀 때도 막혔다고 멈추면 답이 안 나오잖아. 정석으로 풀든 옆길로 새든 일단 풀어야 답이 나오는 거야”라고 말했다. 

‘농구대통령’ 허재 감독을 지금의 자리까지 만든 것도 재능이 아닌 농구를 잘하고 싶다는 필사적인 의지였다. 허재 감독은 이번 캠프에 참여한 유망주들을 향해 재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노력이 없다면 빛을 발할 수 없다며 인내심을 갖고 훈련에 참여할 것을 강조했다.

“재능은 노력이 있을 때 빛을 발하는 거야. 그렇기에 농구에 재능이 몇 퍼센트 있다고 할 수는 없어. 재능을 믿고 노력을 안 한다면, 그 재능을 제대로 활용 못해. ‘나 재능 있어. 그러니까 내일 경기도 자신 있어’라는 생각만 하고 연습을 안 하면 어떻게 될까? 다음 날 경기 때 느끼게 될 거야. 전날 자신이 한 생각은 그냥 생각일 뿐이었다는 걸.”

사진_점프볼 자료사진 

  2017-02-24   맹봉주(realdeal@jumpball.co.kr)

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제공 점프볼

Quantum_SkillsLab

Basketball Skills Enhancement Lab

    이미지 맵

    퀀텀 뉴스 다른 글

    이전 글

    다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