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감독 “농구대통령? 허웅아빠로 알더라”

농구국가대표팀 허재 감독(왼쪽 맨 앞)은 선수시절 ‘농구대통령’으로 통했다. 그러나 속초에서 열리고 있는 ‘2017 KBL 엘리트 유스 캠프’에 참가한 중고교 유망주들은 허 감독의 선수시절 활약상을 모른다. 허 감독은 이에 개의치 않고 한국농구의 미래를 책임질 어린 선수들을 열정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사진제공 | KBL

■ ‘KBL 엘트 유스캠프’서 첫 유망주 지도 

기본기·속공 등 직접 나서서 코치 
“학생들은 날 잘 몰라요” 너털웃음 

미래의 프로농구선수를 꿈꾸는 유망주들이 강원도 속초에 모였다. KBL은 20일부터 속초체육관에서 ‘2017 KBL 엘리트 유스 캠프’를 열고 있다. 24일 끝나는 이번 캠프는 중등부(20∼22일·40명)와 고등부(22∼24일·40명)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유망주들의 도우미로는 국가대표팀 허재(52) 감독, 김상식(49) 코치를 비롯해 김대의(52), 오성식(47·이상 전 LG 코치), 스킬트레이너인 김현중(36·전 동부) 등 프로농구 감독, 코치, 선수 경험을 지닌 지도자들이 나섰다.



농구국가대표팀 허재 감독. 사진제공|KBㅣ



● 허재 감독이 생각하는 스킬트레이닝 

허재 감독은 2005년 KCC 사령탑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현재는 국가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다. 유망주 지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허 감독은 “프로선수들만 지도하다가 어린 선수들을 가르치려고 하니 색다르면서 재미도 있다”며 웃었다. 이어 “처음에 막막했다. 뭐부터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말했다. 

허 감독의 어려움을 덜어준 이는 지난해 현역 은퇴 이후 스킬트레이너로 활동 중인 김현중이었다. 김현중은 다양한 드리블과 스텝 등 기본기 지도를 맡았다. 스킬트레이닝은 최근 중고교선수들 사이에서 필수 코스로 꼽힐 만큼 큰 관심을 사고 있다. 김현중의 화려한 기술은 단숨에 선수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를 토대로 허 감독은 기본기 위주에서 2대2, 3대3 등으로 폭을 넓혀가며 유망주들을 지도했다. 속공 전개, 포스트업 위치를 잡는 수업을 할 때는 본인이 직접 코트에 서기도 했다. 


스킬트레이너 김현중. 사진제공|KBL


허 감독은 “(김)현중이가 미국에서 스킬트레이닝을 잘 배워서 왔더라. 나도 동영상을 통해 본 적이 있다. 기술이 쉽지가 않더라. 내가 현역 때 배웠어도 처음에는 엄청 헤맸을 것 같다. 기술을 습득하면서 난이도를 높여간다면 중고교선수들은 물론이고, 프로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NBA(미국프로농구) 선수들도 스킬트레이닝을 많이 한다고 들었다. 마냥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에 매료되기 전에 그 정도 수준까지 오르기 위한 노력과 과정을 생각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선수시절 허재(오른쪽). 사진제공|Kbl

● ‘농구대통령’도 학생들에게는 ‘허웅 아빠?’ 

허재 감독은 선수시절 한국농구 역사상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평가 받았다. ‘농구대통령’으로 불렸고, 어디를 가도 몰라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중고교생들은 허 감독의 전성기 모습을 전혀 모른다. 허 감독의 둘째 아들인 허훈(22·연세대)도 동영상을 통해서나 아버지의 화려한 선수시절을 봤을 정도이니, 그보다 더 어린 선수들은 더할 수밖에 없다. 허 감독은 “내가 어떤 선수였는지 알 리가 있나. 그냥 ‘허웅(24·동부), 허훈 아버지’라고 알고 있더라. 어떤 녀석은 사인을 해달라고 농구공을 가져왔는데, 부모님이 시킨 게 아닌지 모르겠다”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었다.  

속초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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